한국판 그린뉴딜의 문제와 과제

기획 - 박재현 (협업미래센터 소장, 편집위원) | 2020. 제24

한국판 그린뉴딜의 문제와 과제 

 

본 글은 현재 지구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기후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각 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그린뉴딜의 성격을 소개하면서,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그린뉴딜>의 내용을 진단함.

특히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과제로서 그린뉴딜에 대한 기후위기비상행동을 비롯해 시민사회의 요구를 살펴봄.

  

기후위기와 1.5˚C

 

기후위기의 원인 : 생명의 근원적 질서, 연기적 관계를 부정하고, 인간의 욕망 충족과 개발 위주의 경제 성장정책이 빚어온 결과로서, 이는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이러한 위협이 주는 피해는 특히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게 훨씬 심각하게 나타남.

지금의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펜더믹)도 불평등과 더불어 기후위기의 산물

 

기후위기에 대한 국제적 합의 : 합의가 힘든 국제사회에서도 극히 예외적으로 많은 국가의 당사자 합의가 이루어졌음. 현재의 기후위기 대응체계는 2015년 파리협정과 2018IPCC 보고서를 근거로 하고 있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음.

기존의 기후변화협약(1992)과는 다르게 구체적인 감축목표 제시 :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하여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C 이하로 억제

1.5˚C 이하 달성을 위한 노력목표를 별도로 명시 : 해수면 상승으로 직접 영향을 받는 군소도서 개발도상국의 존립에 대한 기준을 제시

온실가스 배출 외에 총 6가지의 복합적인 과제 제안 : 교통의정서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에만 집중했다면, 현재는 감축 외에도 적응, 재원, 기술이전, 역량배양, 투명성 등을 포함

국가들이 감축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는 상향식 방식 채택 : 모든 당사국에 국가별 기여목표를 제출하도록 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점차 목표를 상향하도록 함.

다양한 행위자들의 참여 보장 : 국가나 기업 외에도 다양한 민간 부문, 특히 시민사회의 참여를 보장. 특히 주요한 이해관계자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함.

2018IPCC 보고서 : 이러한 내용은 2018년 인천 송도에서 열린 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채택된 <지구온난화 1.5˚C 특별보고서>를 통해 제시된 과학적 근거로 지지되었음.

 

국제적 노력 : 전 세계적으로 기후재앙을 극복하기 위해 73개 국가가 2050년 탄소중립(Net-Zero)을 선언했으며, 1,732개 지방정부가 기후비상사태를 선언

 

대한민국은?

65일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226개가 동시에 기후위기비상선언을 통해, 지구 평균온도가 1.5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감축을 실천,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에너지자립을 실현 천명.

이어 77일 전국 17개 광역시도와 63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 발족

반면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는 아직까지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미루고 있음.

 

 

그린뉴딜과 사회적 전환

 

그린뉴딜의 개념의 등장배경

그린뉴딜이라는 용어는 미국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2007년에 출판한 <코드그린>이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신산업육성, 녹색일자리 증가 등과 같은 산업 정책의 전환을 담은 내용으로 제시되었음.

2008년 미국 오바마 정부의 핵심적인 대선 공약으로 그린뉴딜이 채택되고, 2009년에는 유엔환경계획UNDP에서 글로벌 그린뉴딜보고서를 발행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고, 2010년에는 영국 노동당의 그린뉴딜그룹이 구성되어 정책의 구체성이 높아졌음.

2018년 말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그린 딜'과 같은 형태로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음. 그린뉴딜이 지금과 같이 중요한 사회적 의제로 등장하게 된 것은 미국에서의 선라이즈 운동, 영국의 멸종저항 운동과 같이 기후위기에 대한 사회운동이 전면적으로 등장하고 차세대 인류들이 기후위기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내세우면서 부터임. 이는 기성세대의 구체적인 책임을 묻는 사회적 맥락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음

 

그린뉴딜의 제기 배경

첫 번째 배경은 불평등의 심화와 이에 대한 근본적 변화의 요구

두 번째 배경은 201810월에 나온 IPCC 1.5도 특별보고서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는데, 그린뉴딜이 1.5도로의 지구 기온 상승을 막을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하고 있음을 의미

 

그린뉴딜의 성격과 정의

기존의 그린뉴딜이 산업정책에 집중하면서 특히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산업에 초점을 맞췄다면, 새로운 그린뉴딜은 ()재생에너지 산업 외에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변화를 포괄하는 전환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음.

기존의 그린뉴딜이 기후위기에 대한 기술적인 대응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새로운 그린뉴딜은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사회 정의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음.

즉 기후위기와 경제적 양극화가 동일한 원인, 즉 현 경제, 사회시스템의 실패로부터 유래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음.

따라서 그린뉴딜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크게 다가올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지적, 기술적 대책이 아닌 새로운 사회적 합의하에 사회, 경제, 정치의 영역을 포함하는 포괄적 패러다임을 재구축하고, 에너지 전환과 일자리 전환을 함께 추진하자는 제안들임.

 

 

한국판 뉴딜 진단

 

한국판 뉴딜의 개요 :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 안전망 강화로 구성, 그 개요는 다음의 표와 같음.

 

<1> 한국판 뉴딜 구조도


디지털 뉴딜은 D.N.A 생태계 강화, 교육 인프라 디지털 전환, 비대면 산업육성, SOC 디지털화의 4대 과제로 요약되며, 코로나19 충격을 의식해서 비대면을 특별히 강조한 것 정도의 차이 외에는 대체로 지금까지 해왔던 ICT산업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함.

그린뉴딜은 당초에 기획재정부 원안에 없었던 것을, 대통령의 지시로 급조해서 더욱 내용이 빈약함, 예산도 73.4조로서 최대라고 하지만, 사실 국비 기준으로 보면 42.7조로 연간 10조도 되지 않음. 주요 역점분야로 도시, 공간, 생활 인프라의 녹색전환’, ‘저탄소, 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을 잡고 있지만, 공공부문으로 지극히 제한된 그린 리모델링정도를 추가한 것 외에는 대부분 기존 사업의 연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 따라서 냉정하게 평가하면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녹색성장 정책과 거의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고 할 수 있음. 이처럼 한국판 뉴딜정책은 국가적 뉴딜사업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라서 개별적으로 세부항목을 하나씩 짚어볼 만한 가치도 없음. 굳이 요약한다면 기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을 혼합한 정도에서 질적으로 벗어나지 않으며, 그것도 공공이 책임을 진다기보다 민간 대기업 주도를 지원하는 방식을 띠고 있으며, 전환적 내용 보다는 기존정책들의 연속적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음.

 

<2> 정부의 한국판 뉴딜의 주요 구성과 예산

 

 

한국판 그린뉴딜의 평가 : 20207월 발표한 한국판 그린뉴딜은 새로운 사회적 전환이란 맥락에서 보면 2010년 이전의 그린뉴딜 전략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음.

<한국판 뉴딜>은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나 이행의 과제에 포함되지 않음.

그린뉴딜의 목표의 부재, 또는 잘못된 목표의 설정. _ 정부 발표에 따르면 그린뉴딜의 지향은 단순하게 탄소중립사회의 지향으로 되어있고, 이를 위해 이전에 세워두었던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재생에너지3020 이행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는 것인데, 한마디로 기존 목표나 계획의 수정이 없다는 것임. 이는 뉴딜이라고 이름붙일 만한 여지가 없음. 2020년 버전의 그린뉴딜의 최소한의 전제는 지구의 온도상승을 1.5도로 억제하기 위해 향후 10년 안에 탄소배출을 절반으로 줄이고, 이를 위해서 매년 평균 탄소배출을 7% 이상씩 감축시키는 것이 되어야 함.

유엔이 발표한 : “1.5도 목표를 위해서는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7.6퍼센트씩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명시

기후위기에 대한 진정한 위기의식부재 _ 2030년까지 글로벌 탄소배출을 절반으로 줄이는 목표를 설정해야 함에도 정부나 여당은 여전히 기존의 2030년 목표, “2030년까지 BAU(Busines as Usual) 대비 37% 감축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음. 이 목표는 약 53,60만톤의 배출로서, 절반 감축에 비해서 거의 2억 톤 정도가 더 많을 정도로 큰 규모임. 이번 그린뉴딜정책에서도 이 목표를 고수하겠다고 함. 당연하게도 탄소배출 절반 감축을 위해 가장 중요한 재생에너지 비중은 여전히 203020% 목표를 변경하지도, 탄소배출에 가장 책임이 큰 석탄화력 발전을 2030년에도 36% 유지하는 목표를 변경하지도 않고 있음. 그러다 보니 대체로 용어들도 탈탄소가 아닌 10여 년 전의 개념들인 저탄소’, ‘친환경 산업등의 개념을 그대로 재사용하고 있음.

오히려 현재 경제 위기 상황을 정부와 자본은 기후시장을 통해 디지털, 에너지, 바이오산업 등 디지털 기술 산업에 초점을 둔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코로나19 등으로 하락한 성장률을 다시 높이는데 정책적 목표가 제시되어 있음.

94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사업 추진을 위해 뉴딜펀드를 포함하는 대규모 금융지원 프로젝트를 발표함. 이는 1) ‘기후위기를 막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 대전환프로젝트인 그린뉴딜에 반하는 것으로, 정부의 그린뉴딜은 지구환경을 파괴한 성장주의와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오히려 더 촉진하는 정책이라는 비판과, 2) 정부는 디지털, 수소전기자동차, 재생에너지 산업 지원을 위해 170조원의 금융투자 지원과, 여기에 20조원의 뉴딜펀드까지 조성해서 투자자들의 수익률과 원금 보장을 약속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녹색으로 포장한 카지노 자본주의라는 비판을 받고 있음.

원래 뉴딜은 노동조합운동, 실업자운동, 흑인민권운동, 여성운동 등 광범위한 연대를 통해 사회적 투쟁을 통해 만들어낸 결과로, 새로운 사회적 협약(new deal)이라는 의미가 뉴딜이라는 말 속에 담겼고, 특히 금융자본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뉴딜의 핵심이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음.

노동의 안정성 부재 _ 그린뉴딜은 상징은 미국과 유럽의 급진적인 기후운동에서 가져왔지만, 내용은 정부, 기업,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EU의 보수적이고 친시장적인 그린딜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음. 디지털 전환은 일자리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무엇보다도 노동의 유연화의 촉진과 노동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어, 이에 대한 인식과 대안이 부재함.

특히 성장 중심의 가치관에 기반하고 있어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안전망 구축방안이나, 사회적 불평등의 해소에 대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지 않음.

환경단체, 노동계 등 시민사회의 비판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려면,

http://webzine.newbuddha.org/article/290

http://webzine.newbuddha.org/article/291

http://webzine.newbuddha.org/article/292

  

 

한국판 뉴딜 보완방안

 

원래 그린뉴딜의 원칙과 비전으로 다시 돌아가서 2020년대 필요한 뉴딜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다시 살펴봐야 함.

New Deal은 사회적 협약(social acord). 우리 사회가 직면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자본과 노동의 사회적 협약, 부자와 빈자의 사회적 협약,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회적 협약,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사회적 협약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 한국형 뉴딜의 전략

 

우선 공공성 확대 강화와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에 진력

한국판 뉴딜이 사회개혁으로 범위를 확대. 이를 위해서는 사업장 안전점검 시스템, 지역사회 보건, 커뮤니티 케어, 온라인 공공교육 등 디지털 사회 혁신의 영역을 중심으로 인간다운 노동과 공공성의 가치를 디지털 기술과 결합시키는 방안 마련을 제안하고 있음.

문재인 케어의 확대 발전 제안 _ 한국판 뉴딜의 또 다른 한 축으로 보건의료제도의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 공공의료에 투자하고 의사와 간호, 방역, 간병, 요양 관련 인력을 중심으로 공공일자리를 대폭 확충해야 함.

 

정의로운 그린뉴딜의 목표 반영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탄소배출 제로 달성과 더욱 심화되고 있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

정의로운 그린뉴딜의 원칙에 의한 정의로운 그린뉴딜의 7대 핵심과제 반영

- 1.5도 제한 목표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설정

-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화, 친환경 대중교통, 친환경 농업, 자원순환, 생태계 보존, 사회서비스 등을 위해서 대규모 재정투자와 녹색 일자리의 창출

- 재난구호체제 및 공공의료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재정투자

- 화력산업의 규제 강화 및 전환 추진

-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공평한 참여와 기여 보장

- 사회적 약자 우선의 정부 재정 투자와 고용 창출

- 우선 해결과제로 1)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 2) 신규 공항 건설 중단, 3) 두산중공업 지원의 고용 유지 및 기후보호 조건부여 등 제시

 

 

그린뉴딜에 대한 불교적 접근

 

생명 중심의 이타행 불교로의 전환 필요

경제, 산업, 노동(일자리), 지역, 공동체, 안전, 생명 등 우리의 삶과 전방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그린뉴딜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한국불교 또한 생명 중심의 이타행 불교로 전환이 필요

 

정의로운 그린뉴딜의 목표와 원칙 등을 불교적 가치로 재해석하여 그린뉴딜에 대한 실천의 준거로 삼는 것도 방법

그린뉴딜이 알맹이 없는 성장 위주가 아닌, 생명 중심의 사회와 경제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공공성 강화와 사회적 약자 보호 등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집중하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함.

 

제도종단 주도 기후위기와 그린뉴딜에 대한 범불교 대응활응기구 구성

종단이 주도적으로 기후위기와 그린뉴딜에 대한 범불교 대응활동 기구를 구성 하여, 캠페인과 실천프로그램을 통한 인식 전환 활동과 다양한 대안 제시 등을 통해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함. 또한 이웃종교뿐만 아니라, 불교시민사회를 포함한 시민사회와도 함께 이에 대해 다양한 연대와 언로를 확보해서 그린뉴딜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에 앞장서야 함.

 

사찰과 불교단체는 지역사회와 공조

사찰 내지 지역의 불교단체는 해당지역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역사회의 그린뉴딜 방안을 지자체와 시민사회 등과 협력하여 실천해야 함.

불교기후행동 또한 좀 더 적극적으로 바람직한 그린뉴딜이 이루어지도록 불교계 내부의 관심 유발과 대안적 활동을 전개해야 함.

 

일상의 삶의 변화

무엇보다도 일상생활에서의 실천을 통해 일터, 단체, 마을, 지역 등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며, 관련 실천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변과 함께 함

박재현 (협업미래센터 소장, 편집위원)
1994년 종단개혁에 참여, 개혁회의 기획조정실 기획위원으로 종단의 종헌․종법 입안 활동. 그 후 총무원에서 10여 년간 종무원으로 생활하다가, 현장에 대한 갈증으로 월정사(교구본사)로 장을 옮겨 10여년간 사찰과 지역의 불교현실체험. 20여 년간의 종단생활을 벗어나, 삶의 현장에서 새로운 한국불교의 길을 찾고 있다.
현재 : 신대승네트워크 협업미래센터 소장, (사) 함께하는 경청 기획운영위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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