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의 사회적 흐름과 불교 1

생명/생태/기후 - 박재현 (협업미래센터 소장, 편집위원) | 2020. 제21

1. 그린뉴딜의 사회적 흐름

 

코로나19 사태는 인간의 탐욕에 기반한 신자유주의의 폐해로 발생한 재앙이며, 인간에 대한 지구의 경고이다. 한정된 지구 자원의 과잉 훼손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등이 인간의 생존에 치명적인 재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사회에 큰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세계화의 작동이 멈춰서면서 맑은 공기와 자연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고, 불필요하게 과도한 생산과 소비를 줄여도 큰 지장이 없음을 일깨어주기도 했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일 변화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19 이전의 세계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사회에 맞는 새로운 사회, 경제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시되고 있는 세계적 화두가 그린뉴딜이다.

 

한국사회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정부는 57일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그 핵심내용은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SOC 디지털화등이다. 정부의 발표안에 대해 그린뉴딜이 빠진 경기부양은 더 큰 위기를 초래하는 근시안적 대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5124개 부처(환경부, 산자부, 중기부, 국토부)에 그린뉴딜 보고서를 요청하는 업무 지시를 내렸다. 이에 정부는 그린뉴딜을 보완해 61‘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이 내용에는 그동안 다양한 보도가 있었던 3차 추경과 한국판 뉴딜그린뉴딜에 대한 상세 사업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의 발표안에 대해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질책을 받고 있다. 물론 아예 그린뉴딜 계획이 빠져 있었던 애초 계획보다는 녹색전환·저탄소 에너지 확산 등 계획이 추가되어 낫긴 하지만, 그린뉴딜의 원래 뜻을 담고 있지 못하는 계획이라는 비판이 그것이다.

이제 그린뉴딜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이자, 한국사회의 핫이슈이다. 정부 부처는 그린뉴딜에 대한 개념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산하 국책 연구기관들을 통해 앞 다투어 정책세미나를 열며1) 아젠다 선점에 들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성장을 강조하는 한국형 뉴딜과 환경규제에 방점을 찍은 그린뉴딜이 서로 엇박자를 내면서 정책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각 정당 차원에서도 그린뉴딜에 대해 정책 세미나들 준비하거나 주최하고 있고, 정의당은 정의로운 전환 실현을 위한 그린뉴딜 특별법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사회와 진보진영에서도 그린뉴딜에 대해 다각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단체는 기후위기비상행동이다. 527코로나와 기후재난시대, 어떤 그린뉴딜이 필요한가? 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였으며, 민주노총 또한 528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떤 뉴딜이 필요한가? 라는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진행하고 정부의 한국판 뉴딜정책과 그린뉴딜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시민사회 곳곳에서도 지역사회와 그린뉴딜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와 발표들이 잇따르고 있다.

 

2. 그린뉴딜은 무엇인가?

 

그린뉴딜 개념은 오바마 대통령 시절 처음 등장했다가2), 2018년 말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그린 딜'과 같은 형태로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 그린뉴딜의 정의는 다양할 수 있겠지만, 기후위기와 경제적 양극화가 동일한 원인, 즉 현 경제, 사회시스템의 실패로부터 유래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린뉴딜에 대한 문제의식의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배경은 불평등의 심화와 이에 대한 근본적 변화의 요구이다. 두 번째 배경은 201810월에 나온 IPCC 1.5도 특별보고서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는데, 그린뉴딜이 1.5도로의 지구 기온 상승을 막을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린뉴딜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크게 다가올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지적, 기술적 대책이 아닌 사회, 경제, 정치의 영역을 포함하는 포괄적 패러다임을 재구축하고, 에너지 전환과 일자리 전환을 함께 추진하자는 제안들이다.

 

1) 산업부는 520,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주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그린뉴딜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화상회의를 개최하였고, 국토부는 527일 국토연구원 주최로 건축물 그린 리모델링과 한국판 뉴딜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환경부 또한 528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주최로 한국판 뉴딜의 발전방향:그린뉴딜을 주제로 ‘KEI 환경포럼을 열었다

2) 오바마 대통령 시절 그린뉴딜은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신자유주의적 사회경제체제 안에서 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통한 녹색전환을 모색한 것이었다면, 2018년 이후 그린뉴딜은 아래로부터의 사회운동에 기반해 사회경제시스템의 근본적 전환을 꾀하고자 있다

박재현 (협업미래센터 소장, 편집위원)
1994년 종단개혁에 참여, 개혁회의 기획조정실 기획위원으로 종단의 종헌․종법 입안 활동. 그 후 총무원에서 10여 년간 종무원으로 생활하다가, 현장에 대한 갈증으로 월정사(교구본사)로 장을 옮겨 10여년간 사찰과 지역의 불교현실체험. 20여 년간의 종단생활을 벗어나, 삶의 현장에서 새로운 한국불교의 길을 찾고 있다.
현재 : 신대승네트워크 협업미래센터 소장, (사) 함께하는 경청 기획운영위원 등
편집진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