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제정 불교네트워크] 차별금지 불자 선언

한반도/사회 - 신대승네트워크 | 2021. 제36

차별금지 불자 선언

 

모든 사람에게는 불성이 있다. 모든 사람은 부처님처럼 존귀하며 자유롭고 평등하다. 때로 악과 불의가 선과 정의를 이길 때 우리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탓하지만, 붓다께서 가난하고 약하고 차별받는 이로 나타나셨는데 다만 우리가 보지 못할 뿐이다. <삼국유사>를 보면 붓다께서 거지로, 가난한 촌부로 나투셨는데 일반 사람들은 물론, 왕과 원효와 같은 대성사까지도 알아보지 못한 이야기가 여러 편 전한다. 핵심의미는 우리 앞의 가난하고 약하고 차별 받는 이들이 바로 부처라는 것이다.

<숫타니파타>의 가르침대로, 날 때부터 천한 사람이 나 귀한 사람은 없으며, 그가 발하고 행동하는 바에 따라 천하게도 되고 귀하게도 되는 것이며, 가난하고 약한 자들을 차별하는 이들이야말로 천한 자들이다. 그렇듯, 우리는 외모와 피부색, 종교, 신분과 계급, 사상과 이데올로기, 정치적 견해, 직업, 성별, 장애, 나이, 언어, 출신 지역, 국가나 민족과 인종,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 고용형태, 병력 또는 건강상태 등을 이유로 어떤 이든 차별하지도 말고, 또 차별받지도 않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연기적 생성자이다. 우리는 말미암아 서로 의존하며 조건과 원인과 결과로 작용하며 서로를 생성한다. 그럼에도 이 이치를 깨우치지 못하여 인류는 문명 이래 폭력으로 점철된 역사를 형성했다. 인권이 보편적 가치가 된 20세기에도 대량학살이 끊이지 않은 첫째 이유는 "평범한 악"이나 "권위에 대한 복종"이 아니라 타자를 배제하여 자신의 동일성을 강화하려 한 때문이다.

평소에 선했던 유럽인들이 자신을 백인 우파 기독교도로 정체성을 구성하면 유색인, 좌파, 비기독교도로 타자를 구성하여 죽여도 되는 존재로 간주하는 바람에 정복 과정에서 많은 아프리카인, 아시아인, 아메리카의 원주민과 인디언들을 학살하였다. 학살이 일어나기 전에는 먼저 상대방을 타자로 규정하여 차별하는 혐오언어가 퍼져나갔다. 이는 비단 20세기로 종언을 고한 것이 아니라 지금도 로힝야족, 난민, 서양의 아시아인, 이주노동자, 장애인, 여성, 노인들에게 행해지고 있다.

이에 우리는 타인에 대해 불편함이나 혐오감, 분노가 일어날 때, 폭력을 행하고 싶을 때 잠시 숨을 고르며 상대방의 눈동자에 맺힌 내 모습인 눈부처를 바라본다. 그것은 나와 남의 경계가 무너지는 지점이자 서로의 불성이 드러나는 자리인 동시에 동일성을 근본적으로 해체하는 차이의 장이다.

우리는 지혜로 말미암아 열반을 버리지 않고, 자비로 말미암아 생사를 버리지 않는다. 우리는 모든 탐욕과 어리석음과 집착과 번뇌에서 벗어나 니르바나에 이르려 하지만, 중생의 모든 아픔을 내 병처럼 아파하는 동체대비심을 갖는다. 우리 몸의 중심은 머리도, 가슴도, 배꼽도 아니라 아픈 곳이다. 손가락 끝만 아파도 그리로 온 신경과 마음, 영양, 면역세포가 몰리고 결국 그곳을 낫게 하여 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한다. 그렇듯, 가난하고 헐벗고 차별을 받는 이들이 있는 자리가 우리 몸의 중심이며, 그들을 차별하지 않고 섬기는 것은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길이다. 부처님이 꿈꾸신 사회는 바로 모든 말과 행위에 자비가 동력이 되는 곳이다.

이에 우리는 그가 어떻게 태어나든, 그 어떤 자리에 어떤 모습으로 있든, 어떤 가치를 지향하든 부처님처럼 존귀하게 섬기며 모두 행복하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발원한다. 어머니가 자식을 보살피듯, 어떤 걸림도, 편견도, 미움도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한량없는 자비의 마음을 낸다. 이에 우리는 다음을 수행실천 한다.

 

1.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이 완전한 상태로 통과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탠다.

1. 어떤 자리에서든 누구에게나 차별의 말과 행동을 하지 않는다.

1. 갑의 자리에서는 권력을 포기하고 을을 자비로서 섬기고, 을의 자리에서는 부당한 차별과 권력에 저항한다.

 

신대승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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