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문: 모든 바라문은 사성대회(邪盛大會: 성대한 공양을 베푸는 대회. 동물들을 죽여 제사를 지냄)를 칭찬하는데 붓다께서는 어떠십니까? 붓 다: 나는 사성대회에 대해 한 결 같이 칭찬하지 않는다. 어떤 대회는 칭찬할 만하나 어떤 대회는 칭찬할 만하지 못한 것도 있느니라. 바라문: 어떤 대회가 칭찬할 만하며 어떤 대회가 칭찬할 만하지 않나이까? 붓 다: 만일 황소나 암소나 염소 새끼 등 짐승을 죽이거나 괴롭히며, 하인이나 종들을 매질해 가면서 공양을 베풀면 그런 사성대회는 칭찬할 만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 복을 짓기는커녕 오히려 큰 죄를 짓게 되기 때문이다. 칭찬할 만한 사성대회는 짐승을 죽이거나 하인 등을 괴롭히지 않고 공양을 베푸는 대회다. (붓다는 게송을 읊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붓 다: “은혜로 베풀어 공양을 닦고 / 법에 어울리는 사성을 행하면 / 베푸는 사람은 깨끗한 마음이요 / 범행을 닦는 이의 좋은 복밭이니라. / 슬기로운 사람은 이렇게 보시하고 / 믿는 마음으로 반드시 해탈하여 / 이승에서는 죄 없어 즐겨하고 / 저승에서도 죄 없어 즐겨하리.” [잡아함경 제4권 89. 우파가경(優波迦經)] |
《상담방법》
① 사기답(四記答) 중 분별기(分別記) : 총론적 질문에 대해 각론으로 대답해 이분법적인 결론을 도출하지 않고 어떤 일이든 그 결과는 상황에 따라 달라짐을 인식시킴
※사기답(四記答) : 불교에서 - - - - |
③ 게송 활용 : 게송으로 내담자의 정서적 변화 유도, 초점주기를 통한 복습효과
《과정 분석》
바라문 우파가는 당시 사회에서 당연시 여기는 브라만교의 제사의식인 사성대회에 의문을 품었다. 붓다께 질문을 하는 것으로 상담이 시작된다. 붓다는 우파가의 질문에 바로 답변을 주신다. 의문을 가질만한 것에 의문을 가진 것이라고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라만교의 제사 행위가 옳은지 그른지 이분법적인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 대신 어떤 사성대회그 바람직한지, 즉 참된 공양이란 어떤 것인지 밝힘으로써 우파가의 의문에 명확한 답을 주신다.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깨고 바른 판단방법을 알려주시는 방식의 답변이다.
진정으로 베푸는 법을 명확하게 알려 주신 다음에 게송을 통해 깊이 마음에 새길 수 있게끔 안내하신다. 반복하여 복습하면 훨씬 학습효과가 좋은 법이다. 게송으로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함으로써 내담자 뿐 아니라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에게도 내용을 더 뚜렷하게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
《적용》
내담자의 질문에 상담자가 바로 답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바로 답을 주는 것보다 내담자 스스로 답을 찾게끔 안내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바로 답을 주는가?
질문이 구체적이고 뚜렷할 때는 굳이 더 탐색을 하거나 더 깊은 성찰을 유도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 이럴 때는 곧바로 답을 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이 상담이 바로 그런 경우라 하겠다. 바라문 우파가의 질문은 다른 속셈이 없이 순수하게 알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그리고 의문을 가진 사고방식이 인정될 만 하기에 곧바로 답을 해도 무방했다.
내담자의 의문이 어떤 관점에서 나온 것인지 분명할 때 알맞은 답변을 해주면 된다. 공양을 베푼다면서 생명을 죽이고 사람을 핍박하는 것이 납득되지 않아 의문을 품었으니 관습을 그냥 따르지 않고 깨어있는 의식으로 상황을 관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보편타당한 진리를 밝힘으로써 의문은 해결된다. 이분법으로 시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보편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답을 찾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지향할 점과 지양할 점을 동시에 알아차리게 되는 효과가 있다.
이해가 된 다음에도 다시 한 번 초점을 맞추어 강조함으로써 마음 깊이 새기는 과정도 주목할 만하다. 복습효과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한 번 이해하고 지나갈 경우에 3할 정도 기억되지만 복습을 거치면 7할 정도까지 기억이 남는 효과가 있다. 핵심이 되는 부분을 몇 번 되풀이해서 강조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 된다.
마음속 깊이 납득되고 이해된 것은 일상에도 영향력이 크다. 오류나 모순이 없을 때 마음 깊이 이해하고 납득하게 된다. 이분법으로 시비를 가리는 방식은 좀처럼 깊은 이해나 납득에 이르기 어렵다. 관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편타당한 진리는 관점을 넘어서서 받아들여지게 된다.
※ 공부 속 공부 _ 불교에서 진정한 제사란?
붓다의 전생담에서는 사회의 화합을 유지하는 것, 평등관을 강하게 하는 것, 선행을 실천하는 것, 이성을 발전시키는 것, 정신적인 침착성을 가져오는 것 등 나의 이익과 행복을 위한 제사(의례)는 용인하고 있다. 반면, 사회의 차별을 인정하는 것, 사람들이 착취되는 것, 위협을 주는 것, 생명에 해로움을 주는 것, 이성을 잃게 하는 것, 미신을 추구하는 것, 경제적인 손해를 주는 것, 선한 친구관계를 부수는 것, 죄를 범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의례(제사)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붓다께서 설하신 참된 제사에 대한 내용이 꾸따단따경에 나와 있다.
제사는 백성들이 만족한 후에 있는 것으로, 수승한 참된 제사는
1) 계를 갖춘 출가자들을 위한 보시
2) 사방승가를 위한 승원 건립
3) 삼보에 귀의
4) 오계를 지키는 것
5) 계정혜의 구족 등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