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의 쟁점과 과제

기획 - 박재현 (협업미래센터 소장, 편집위원) | 2020. 제23

기본소득 왜 필요한가?

기본소득 논의가 뜨겁다. 기본소득의 역사는 1600년대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나 프랑스혁명 시기 토머스 페인(과 토머스 스펜스)의 토지공유사상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기본소득이 본격적으로 관심을 받게 된 것은 디지털 정보사회가 심화되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든 최근에 와서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소멸을, 이듬해인 2017년에는 기본소득을 대안의 하나로 다뤘다. 이로 인해 4차 산업혁명과 대안으로의 기본소득은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게 되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있는 현실에서 기본소득은 로봇, 인공지능, 무인운송수단, 3D 프린터, 사물인터넷, 나노기술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일으킬 불투명성과 불안을 완충해주는 힘이 있다. 인간의 직접적 노동 없이 생산하는 구조가 확대되고 그에 따라 개인들은 지불노동을 해서 소득을 벌어들이기 매우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최소한의 삶의 질을 유지해 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현재  핀란드,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스페인, 인도,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나미비아, 브라질 등 전 세계적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지속되었고, 되고 있다.

 

<기본소득 시행 국가사례>

 

또 하나는 코로나19로 사회안전망의 취약한 부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감염병 대응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코로나19라는 외부적 충격으로 사회 안전망이 흔들리면서 사회적 약자들이 직접적 피해를 받고 있다. 사회보험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같은 사회안전망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그런데 우리의 사회안전망은 이번 사태 때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과 그에 따른 고용위기는 영세 자영업자, 특수형태 근로자, 일용직 노동자, 간접고용 노동자 등 노동시장의 약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일하는 사람을 위한 사회안전망은 고용보험이다. 그런데 고용보험은 일하는 사람의 절반 정도만, 주로 정규직 임금 근로자를 커버하고 있다. 그래서 정작 경제 위기 때 가장 힘든 사람들은 대부분 배제되어 있다.

당장의 위기에 대해서는 전국민 재난지원금이나 이를 보충할 수 있는 긴급실업수당, 긴급복지 지원, 고용유지 지원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회안전망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심각성이 확연히 드러났고 이번에는 반드시 해결하자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대안 중 하나로 부상하는 것이 기본소득이다. 국민 모두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기본소득이란?

기본소득은 공유부에 대한 정당한 몫으로서 정기적 현금배당을 말하며,(금민, 2020) 더 나아가 우리 개개인의 실질적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경제적 수단, 사회구성원으로서 인간다운 생활과 사회 참여에 필요한 물질적 조건의 충족 수단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공유부(共有富 common wealth)란 토지와 같은 자연적 공유자산, 지식과 같은 역사적 공유자산, 빅데이터와 같은 인공적 공유자산으로부터의 수익 등을 의미한다.(백승호, 2019·2020)

공유부는 누가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를 따질 수 없고, 특정 개인이나 법인의 성과로 귀속시킬 수 없기 때문에 기본소득은 재산이나 소득의 많고 적음, 노동을 하고 있거나 노동하지 않거나 관계없이 개별적으로 모든 사회구성원에서 똑같이 보편적(Universal), 무조건적(Unconditional), 정기적(Periodic), 현금(Cash Payment)으로 지급되는 특성을 지닌다. 이를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가 합의한 기본소득의 5가지 구성요건(무조건성, 보편성, 개별성, 정기성, 현금성)이라 한다. 여기에 충분성을 포함해서 다루기도 하는데, 충분성은 기본소득 여부 판단기준이기 보다 사회적 합의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정책 목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기본소득은 어떤 의미에서는 자본주의의 개혁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소득 지원을 통해 노동과 소득을 비동조화 시킴으로서 노동시장에서의 노동자 협상력을 강화하는 방편으로도 해석될 수 있고, 빈곤과 소득불평등 완화수단이 될 수 있으며, 기존의 복잡한 복지체계를 단순효율화하고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기본소득은 모든 구성원의 적절한 삶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보편적 복지이고, 단순한 재분배정책이 아니라 사회적 생태적 전환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이행전략으로 이해될 수 있다.(김필헌, 2020)

 

기본소득을 둘러싼 쟁점과 검토사항

기본소득에 대해 쟁점 내지 문제제기가 있다. 첫째, 기본소득을 받으면 노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 둘째,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와 같이 노동은 신성한 것으로 노동하지 않은 자에게 소득을 제공하는 것은 노동윤리에 반하는 것, 셋째, 소득재분과 효과에 대한 것, 넷째는 재원조달의 문제이다.

먼저 기본소득제도가 도입되면 노동자들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기본소득은 노동자로 하여금 생계에 위협받지 않고, 보다 나은 일자리를 찾을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고용 촉진을 통한 생산성 확대와 복잡한 사회보장시스템 개혁을 위한 노력의 한 방편으로 진행된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에서 보듯이 기본소득은 양적 측면에서 고용 촉진 효과를 보이지 않았지만, 근로의욕 저하를 야기하지도 않는다는 결과를 보였고, 기본소득 수급자의 고용의 질적 변화에 대해서는 분석이 되지 않은 한계가 있다. 반면 설문조사 결과에서 기본소득 수급자가 실업수당 수급자보다 주관적 복리나 삶의 질 지표에서 명확히 높은 수치를 보인다는 게 확인되었다. 기본소득과 유사한 미국 알래스카 사례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과거 보수적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기본소득제와 유사한 음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를 지지했던 것이나, 최근 그레고리 맨큐 같은 보수적 경제학자들조차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지지하게 된 것도 근로의욕이 저하되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일하게 만드는 제도라는 이유다.(이원재, 2019)

특히 노동시장에 일대 전환이 필요한 한국 사회에서 기본소득은 전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제조업 고용위기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의 재훈련, 청년들이 좀 더 여유 있게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게 해 주는 자원, 처우가 낮은 일자리에 매여 있는 기존 직장인들이 과감하게 전직을 시도하게 해 주는 안전망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노동시장은 더 활력 있게 돌아갈 수 있다.

또한 기본소득제도의 기본적 목적이 고용창출보다는 노동자 삶의 질 개선에 있기 때문에, 총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은 반면에 수급자들의 삶의 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점은 노동자 후생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현재는 정부의 국책기관 등에서 나오는 연구보고서에서도 기본소득이 일자리 증감과는 그리 큰 관계가 없지만 삶의 질은 높여준다는데 대체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둘째, 노동윤리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이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노동윤리는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노동윤리는 전통적으로 지배계급이 설파하고, 산업화 시대에 이르러서야 노동자들에게 받아들여졌다. 고 녹색평론 김종철 발행인은 여가는 지배계급이나 귀족들의 특권으로서 피지배계급의 노동으로 유지하여 왔고, 이를 은폐하고자 노동의 신성 내지 존엄을 퍼트리면서 이것이 오늘날의 노동윤리의 기초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 노동윤리는 강요된 궁핍과 고된 노동에 대해 문제제기하지 말라고 제시된 것일 뿐, 노예나 머슴의 논리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한때 노동윤리는 역설적으로 노동자의 투쟁무기로도 사용되기도 했다.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마라. 자본가여 먹지도 마라라고 주장하여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주장하기도 하였다. 이런 과정이 노동윤리를 개인의 의식과 사회제도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였다. 그 결과 육체적으로 가능한 사람이 노동하지 않거나, 일하지 않고 복지를 요구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비정상으로, 사회적 잉여로, 기생충으로 취급받게 되었다. 노동윤리가 성장시대 사회복지제도의 재원을 충당해 오는 등, 복지국가를 떠받드는 역할도 수행해 왔지만, 현재와 같이 성장이 정체된 경제상황에서는 그것이 존재하는 기반이 무너졌는데도 노동윤리만 남아 있다. 결국 노동윤리는 노동을 매개로 우리의 삶을 통제하고 지배한 도구가 되었기에, 노동윤리는 이제 거부될 필요가 있다.(오준호, 2017)

또한 우리 사회는 여전히 직업에 절대적인 가치를 부여하면서 을 임금노동에 한정하고 있고, 가사노동이나 돌봄노동, 자원봉사활동과 같이 공동체 유지에 필요한 무불노동은 이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그러기에 임금노동만 로 여기고 거기에만 소득의 정당한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제 의미 있는 모든 일을 사회가 보장해야 한다.

기본소득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모든 의미 있는 일을 존중하고 무보수 노동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인정해주는 의미가 있다. 기본소득은 공동체에 필요한 일을 자유롭게 수행하거나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으로 옮겨올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기본소득은 획일적이지 않게 그 사회의 제도와 문화 따라 정해져야 하며,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에 대해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선택해서 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장해 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 소득재분배 효과에 대한 것이다. 기본소득의 효과의 하나는 사회안전망의 구멍을 메우는 데 있기도 하지만, 또 하나는 소득재분배의 유용한 수단이다. 오늘날처럼 양극화가 심해지는 경제구조에서, 서구국가보다 소득재분배 기능이 매우 취약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득재분배 기능이 좀 더 강화되어야 한다. 기본소득을 도입하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재원조달 방안도 함께 마련하게 된다. 현실적으로 현행보다 세금을 더 걷게 될 것이다. 기본소득 지급액은 계층에 상관없이 동일하지만 세금은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더 많이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기본소득의 도입은 소득재분배 효과를 가져온다.

현재 기본소득의 소득재분배 효과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비교적 최근 이루어진 국내연구에서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은 소득재분배를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기본소득의 소득재분배 효과는 전제조건에 따라 다소 상이하기는 하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관련 연구들에서 소득재분배 효과에 대한 상이한 결과가 나타나곤 하는데, 이는 현행 복지제도와의 관계설정 방식에 기인하는 바가 크기에, 기본소득제도 도입은 현행 사회복지제도의 개선과 맞물려 고민될 필요가 있다.(김필헌, 2020)

넷째, 재원 조달의 문제이다. 기본소득이 오래전부터 논의되었지만, 아직까지 실험을 넘어서 정책으로 실행한 국가는 없다. 이념적인 것을 제외하고 기능적인 것만 따지면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과 정작 필요한 사람을 돕는 데는 기존 복지제도보다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반대 사유는 기본소득의 트릴레마(trilemma) 때문에 발생한다. 트릴레마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없는 경우, 잘해야 둘만 달성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바람직한 사회안전망은 세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첫째, 사각지대의 해소(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욕구 수준에 부응하는 급여(필요에 상응해서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재정의 지속가능성(재원조달은 지속 가능해야 한다)이 그것이다. 기존의 복지제도는 욕구에 따른 급여 지급과 재정적 지속가능성은 있지만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

기본소득의 주장에는 소위 우파 버전과 좌파 버전이 있다. 우파 버전은 기본소득으로 기존의 복지제도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사각지대의 해소와 재정의 지속가능성은 충족하지만, ‘욕구에 따른 급여는 충족시키지 못한다. 좌파 버전은 기존 복지제도를 유지하거나 혹은 일부만 대체하면서 기본소득을 실시하자고 한다. 이 경우 사각지대의 해소와 욕구에 따른 급여는 충족하지만, 매우 많은 재원이 소요되므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충족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김태일, 2020)

결국 재정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재정은 기본소득금액의 산정에 따라 정해지기에 지급액 수준에 따라 재원조달 형태가 결정될 수 있으며 소득재분배를 포함한 제도적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기본소득의 지급수준에 대한 사례를 살펴보면, 2010년 유럽연합 의회는 유럽연합이 정한 빈곤선인 소득 하위 40%를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할 것을 촉구한 바 있으며, 기존 사회보장제도 보완이라는 시각에서 기본소득을 제안하거나 현재 실험 중인 국가에서는 평균임금의 16~35% 수준까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김필현, 2020)

<1 해외 기본소득 지급수준의 비교>

 

우리나라의 경우 자신의 경제활동뿐 아니라 문화와 취미 등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기본소득의 취지에 부합하려면 최소한 최저생계비는 지급하자는 제안도 있다.(강신욱 외, 2016)

문제는 기본소득 적정 지급수준에 대한 합리적 기준의 부재로 인해 현재 논의는 주로 조달 가능한 재원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기초연금 수준인 월 30만 원을 기준으로 논의되는 경향이 있으며, 재원조달과 관련해서는 국세 증세, 세목 신설, 불로소득 원천으로서의 부동산과세, 누진세율의 강화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LAB2050국민기본소득제: 2021년부터 실현가능한 모델 제안이라는 보고서에서 6가지의 시나리오를 통해 월 30만원부터 단계적으로 금액을 상향하자는 안을 제안하고 있다.(이원재 등, 2019)

  <2 국민기본소득제 6개 시나리오>

 

이 6가지의 시나리오에서 월 30만원의 기본소득 지급안의 실현을 위해서는 187조 원이 필요하며, 아래의 표에서와 같이 재정지출과 조세제도의 개편, 기존 복지제도의 폐지 및 축소 등을 이용하여 재원조달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3 기본소득 월30만원 지급을 위한 재원조달 방안>

 

결국 기본소득을 실행하려면 즉각적으로 할지, 점진적으로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우선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다. 모든 원칙을 다 구비하고 충족하는 완전기본소득을 당장에 실시하면 좋겠지만, 막대한 재정 마련과 무수한 이해관계의 대림과 입장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녹록치 않다. 즉시 도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기본소득의 5가지 원칙을 유연하게 적용하면서 다양한 정책실험 등을 통해 기본소득제도를 점진적으로 도입하자는 대안들도 제시되고 있다. 기본공제를 통한 기본소득 도입, 청년농민 기본소득 도입을 통한 점진적 기본소득 확대, 생애선택 기본소득, 참여소득 등이 그것이다. 다양하게 제시되는 대안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로 다루기로 한다.

 

기본소득의 과제와 시사점

기본소득의 도입을 위해서는 우선 기본소득제 도입을 위한 공론화와 국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20204LAB2050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하여 실시한 기본소득제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기본소득에 대한 찬성의견이 61.8%로 집계되었다. 이는 201810월 조사의 56.4%, 20195월의 57.4%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30대가 가장 높은 찬성비율(66.7%)를 보였고, 60대 이상이 상대적으로 가장 낮았어도 59.9%였다. 2018년 조사에서는 5050.2%60대 이상 응답자가 53.1%로 반대의견이 더 높았다. 202065일 리얼미터가 YTN에 의뢰해서 실시한 기본소득제 도입에 대한 조사(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에서도 응답자의 찬성 48.6%, 반대 42.8%로 찬성이 우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종합하면, 기본소득제에 대한 국민 인식이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기본소득제 도입을 위한 공론화를 통해 국민들의 인식 개선에 진력해야 한다. 기본소득제는 국민 전체에게 해당되는 제도인 만큼, 국민들의 숙의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 공론화는 정부가 실행하되 민간이 상당한 주도성을 갖고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기본소득은 사회안전망의 확충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사회보험과 공공부조의 양측으로 구성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제도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고령화, 노동인구 감소, 구조적 실업 등으로 사회보험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으며, 공공부조의 경우도 복지 사각지대의 증가와 증가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포용문제 등으로 제도적 실효성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소득수준은 OECD 평균에 비해 높은 편에 속하나, 공공사회지출 비중은 최하위 수준이다. 이는 향후 우리나라 사회복지 안전망이 대폭 확대되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이 양적이나 질적인 측면에서 대폭 재정비될 필요가 있다.

셋째, 기본소득의 정책적 효과는 직접적으로는 재원조달 구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재정 모델을 실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듬어야 한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손봐야 하는 법률이나 통합해야 하는 다른 개별 제도들에 대한 검토는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탄소세, 데이터세, 국토보유세 등 다양한 형태의 목적세 신설 등 증세 또는 비과세·감면 구조 폐지 등 조세제도 전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하며, 면밀한 타당성 검토를 해야 한다.

넷째, 기본소득의 본격적 도입에 앞서 일어날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실험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책실험을 통해 기대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이미 핀란드 등 몇몇 국가에서는 기본소득 정책실험을 통해 예상되는 정책효과를 과학적으로, 정교하게 살펴보고 있다.

다섯째, 기본소득제는 어떤 형태든 우리나라 복지제도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기에 우리나라 복지정책의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제도의 왜곡이 심한 경우 배분 왜곡이 이루어지는 부분을 식별하여 정비할 수 있다면, 복지제도의 합리성 제고뿐만 아니라 기본소득 도입에 따르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무엇보다도 기본소득의 도입은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도, 이념의 도구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갈수록 어려워지고 사회적 흐름에서 공공성의 강화와 사회안전망의 확충을 바탕으로 안전한 사회, 삶의 질이 보장되는 사회를 위한 방편으로 검토되어야 하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시행되어야 한다.


박재현 (협업미래센터 소장, 편집위원)
1994년 종단개혁에 참여, 개혁회의 기획조정실 기획위원으로 종단의 종헌․종법 입안 활동. 그 후 총무원에서 10여 년간 종무원으로 생활하다가, 현장에 대한 갈증으로 월정사(교구본사)로 장을 옮겨 10여년간 사찰과 지역의 불교현실체험. 20여 년간의 종단생활을 벗어나, 삶의 현장에서 새로운 한국불교의 길을 찾고 있다.
현재 : 신대승네트워크 협업미래센터 소장, (사) 함께하는 경청 기획운영위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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