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해야 할 공부나 숙제 등 약속한 것을 하지 않았다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왜 안했냐고 다그칩니다. 아이에게 잘못했다고 책임을 물으면서 질책하는 것입니다. 아이는 여러 이유를 대며 쉽게 수긍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부모의 목소리는 커지고 올라갑니다. 이럴 때는 ‘왜 안했어?’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좋겠어?’로 물어보는 것이 낫습니다. 스스로 길을 찾게 하는 것입니다. 책임을 묻는 것보다는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대화법이 바람직합니다.
늦은 시각 아이가 걱정되어 아이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거나, 문자를 보냈는데 읽고 답장하지 않는 아이에 대해 대체로 부모들은 전화를 받지 못하거나 답신을 보내지 못하는 사정에 대해 먼저 팩트체크부터 하지 않습니다. ‘왜 전화 안받아’나 ‘보고도 왜 답신 안 했어’하면서 먼저 목소리를 높입니다. 그것도 걱정된 마음은 감추고, 화난 것 같은 감정을 드러내면서 말입니다. 이 때도 아이를 지적하거나 채근하는 듯이 물어보면 아이는 저항하게 되면서 대화가 이어지지 않습니다. ‘전화했는데 못봤어? 또는 바빴어?’하면서 팩트체크부터 하고, 채근이 아닌 궁금함을 갖고 물어봐야 합니다. 전화 당시 연락이 안되어 걱정이 된 부모의 마음도 함께 표현하면 좋겠지요. 이 과정에서 아이가 지적받고 있다는 느낌을 표현하거나 불편함을 느끼면, ‘내 얘기가 불편했어?’ 하면서 저항을 줄여 대화를 이어가야 합니다.
때로는 대화를 이어가는 것보다 상황을 피해주거나 모른척하는 게 상책일 때가 있습니다. 학생 MT에서 있었던 사례입니다. 몸이 좋지 않은 학생이 그만 이불에 실례를 했습니다. 모여야 할 상황인데 친구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이불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지도 선생님이 이 상황을 빨리 눈치 채시고, 그 학생에게 물을 뿌려 빨리 일어나라고 하여, 다른 아이들이 그 학생이 실례한 것을 알 수 없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주변 아이들이 그 사실을 알았다면,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았을 것입니다.
요즘 길가에서 담배 피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70, 80년대에는 어른들이 담배피지 말라고 훈계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도 있었습니다. 요즘 와서는 이런 훈계가 쉽지도 않고 먹히지도 많습니다. 어른이 담배 피는 학생을 힘을 써 훈계하다 시비가 붙어 학생들에게 맞아 다쳤던 사례가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당신은 다친 어른에게 뭐라고 할까요? ‘왜 그냥 지나치지 뭐 잘났다고 훈계질이냐’라고 하지 않을까요? 아프면서도 가장 창피함을 느끼는 것은 학생에게 맞은 어른 입니다. 그렇다면 ‘당신 같은 사람이 요즘 세상에 어디 있어, 많이 아프겠다, 괜찮아?’ 하면서 공감해 주는 것이 먼저 입니다. 그리고 치료한 후에 완력을 사용하여 학생들에게 담배를 끊을 것을 강요한 본인의 행위를 직면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 어른의 대화법도 본인의 선한 의도와는 달리 어른이라는 지위와 힘을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폭력적 방식이었다는 것은 분명하니까요.
담배를 피우는 아이가 담배를 끊길 바라는 부모는 대부분 아이에게 다양한 이유를 들어 담배를 끊을 것을 강권합니다. 담배를 끊길 원하면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담배를 끊어라’가 아니라 ‘어떤 때 담배가 피고 싶냐?'고 물어봐 스스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스스로 알아차려 담배 끊는 것이 가능합니다.
사람은 사회생활을 할 때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만족을 얻고 싶어 합니다. 또 사람들과 진실함 감정을 표현하고, 서로의 욕구에 대해서 숨은 의도 없이 상호작용하기 위해 시간을 유효하게 활용하고 싶어 합니다. 에릭 번(Eric Berne, 1966)은 사람이 타인과 함께 생활하는 데에서 시간을 6가지, 폐쇄, 의식, 활동, 잡담, 게임, 친교로 구조화하는 방법을 보여주었습니다.
① 폐쇄(withdrawal)는 타인과 상호 작용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신체적으로는 대인관계의 장면을 떠나서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백일몽이나 공상에 잠기는 것 등도 심리적 폐쇄 행동입니다. 이들은 "마음이 없는 곳에는 몸도 없다." 말합니다.
② 의식(riruals)은 사람은 서로 익숙한 것이나 미리 예견된 대화만을 교환합니다. 일상적인 인사, 결혼식, 입학식, 졸업식 등이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면, "아, 잘 지냈어요?", "네 좋습니다. 당신은요?"
③ 잡담(pastimes)은 서로 상대를 잘 모르는 곳에서 특별이 중심이 되는 목적 없이 스포츠, 자녀 교육 또는 날씨 등 어떤 주제에 대한 '소소한 대화'만이 있습니다. 소소한 대화과정에서 무의식중에 앞으로도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과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탐색해 갑니다.
④ 활동(activities)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일, 건축, 택시운전, 시험공부 등 이른바 '일'이라고 부르는 것을 말합니다.
⑤ 게임(racketeering)은 숨겨둔 의도나 동기를 갖고 진행하는 일종의 심리게임입니다. 게임은 일련의 주고받는 대화 후에 승부가 나서 결과적으로 불쾌한 감정을 맛보는 것이 그 특색입니다.
⑥ 친밀(intimacy)은 자신의 진실한 감정을 표현하고, 서로의 욕구에 대해서 숨은 의도 없이 상호작용하는 것입니다.
시간을 잘 구조화하면 건강하게 삶을 살아갑니다. 건강한 시간의 구조화는 정삼각형으로 표시하면, 그 맨 위에 게임이 있고, 순차적으로 아래에 폐쇄 - 의식 - 잡담- 활동 - 친밀 순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입니다. 즉, 게임의 시간이 가장 적고, 친밀의 시간이 가장 많은 구조입니다. 이와 반대로 역삼각형 형태는 불건강한 시간의 구조화라 할 수 있습니다.
마름모꼴 형태는 보여주기식 교류를 즐겨하는 유형의 사람들이 시간을 구조화하는 방식이고, 반대로 가운데가 들어가고 양쪽 위가 넓은 표주박 형태는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시간을 구조화하는 방식입니다.
나는 어떤 형태로 시간을 구조화하고 있을까요? 앞으로 계속 알아가 보겠습니다.
매 주 수요일 저녁 7시, sk허브 101동 622호에서 공동체 대화법 실전연습 모임을 진행합니다.
누구나 오셔서 함께 나누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