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담강좌 열번째(4. 14.) - 유식으로 보는 분석상담이론 2

시민보살육성 - 불교상담 - 붓다의 상담법 모임 | 2020. 제19

불교상담강좌 열번째(4. 14.) - 유식으로 보는 분석상담이론 2

 

지난주는 유식사상의 팔식(八識)과 수행의 단계 오위에 대해 공부하였고이번 시간에는 유식사상의 삼성설과 전식득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유식사상은 용수의 공사상을 구체적으로 해명하여 인식과 존재와 깨달음의 문제를 탐구하여 왔는데그것이 삼성설(三性說)입니다, 3성설은 우리 마음인 식()을 떠나서 외부세계에서는 따로 진실한 경계가 없다는 사상을 세 가지로 설명한 것입니다그것이 변계소집성(遍計所執性), 의타기성(依他起性), 원성실성(圓成實性)입니다.

 

변계소집성은 집착과 미망의 세계이며존재의 허망한 상태를 말합니다무지로 말미암아 물질과 마음의 인연법과 진실성을 망각하고집착한 마음의 작용을 일으켜 번뇌 망상에 빠지는 성질을 변계소집성이라 합니다이는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못하고 모든 것을 치우치게 보고 집착한다는 말입니다한 송이 꽃을 보더라도 꽃은 꽃대로 자연 그대로 피어나온 것인데그 꽃을 두고 곱다안 곱다예쁘다밉다 하는 마음이 변계소집성입니다의타기성은 서로 의지하는 연기의 세계이며연기성입니다마음은 본래 있는 것이 아니고 단지 상대인 경계와의 인연으로 인해 일어나는 것으로상대에 의해서만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즉 의타기성은 여러 가지 조건이 서로 화합됨에 따라 존재하는 것을 말하며이것이 우리의 현실세계이며모든 존재의 보편적인 모습인 것입니다의타기성에서 분별심을 일으켜 왜곡시켜 보면 변계소집성이 되고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면 원성실성이 됩니다의타기성의 본성은 변화하지 않고 영원한 진리의 체성을 구족하고 있다는 뜻에서 원성실성(圓成實性)이라고 합니다.

원성실성은 깨달음의 세계이며 의타기성의 식()으로부터 허망한 분별이 없어진 존재의 진실한 상태를 말합니다즉 의타기성의 세계를 의타기성의 세계라고 그대로 자각하는 것실체(존재의 모습)을 그대로 자각하는 것이 원성실성입니다원성실성과 의타기성은 불일불이(不一不異)의 관계로의타기성에서 변계소집성인 주체가 원성실성의 깨달음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우리가 인연 따라서 이루어진 물건이나 유정(有情)이나 어느 존재를 볼 때바로 보면 원성실성이고잘못 보면 변계소집성입니다.

비유컨대밤에 뱀인 줄 알고 놀랐는데다음날 자세히 살펴보니 노끈임을 알게 됐다는 예화가 있습니다여기서 뱀인 줄 알고 놀란 것은 변계소집성의 상태입니다그런데 노끈을 뱀으로 오인하게 된 것은 그 모습에 유사성이 있었기 때문이고거기에 두려워하는 마음이 더해져서 그렇게 놀란 것입니다이는 노끈과 마음이 인연화합 한 것이므로 의타기성입니다그러나 뱀이 아니라 노끈임을 알게 돼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은 원성실성입니다.

유식사상은 우리의 마음이 집착과 미망의 변계소집성에서 지혜로운 원성실성의 마음으로 바뀌어 지는 구조를 밝혔는데이를 전식득지(轉識得智)라 하며수행을 통해 우리의 의식들이 지혜로 바뀐다는 것입니다지난 번 설명한 수행의 단계인 5(자량위가행위견도위수도위구경위)의 단계 중 수도위의 단계에서 나타나는 전식득지의 경계입니다전식득지는 온갖 분별이 끊겨 마음도 없고 대상도 없기 때문에 2분법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스스로 체득한 내면의 깨달음입니다상상과 허상이 일어나지 않고대상을 채색하지 않고있는 그대로 직관하는 상태입니다이 전의로 얻은 네 가지 청정한 지혜를 4()라고 합니다.

8식인 아뢰야식은 대원경지(大圓鏡智)라는 지혜로 바뀌게 됩니다대원경지란 청정하고 완전한 지혜라는 의미로 일체 종지 즉 우주의 모든 것을 아는 부처의 지혜즉 진여의 무분별지를 가리킵니다이렇게 심층의 의식이 지혜로 바뀜으로써 나머지 의식도 지혜로 바뀌게 됩니다7식인 말나식은 평등성지(平等性智)로 바뀝니다평등성지란 아치 · 아견 · 아만 · 아애가 소멸됨으로써 자아의식을 버리고 모든 것을 평등하며 자타가 둘이 아니라(不二)는 것을 보는 지혜입니다6식인 의식은 묘관찰지(妙觀察智)로 바뀌게 됩니다묘관찰지는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통찰하는 지혜로 모든 현상을 잘 관찰하고 자유자재로 가르침을 설하여 중생의 의심을 끊어주는 지혜입니다그리고 전5식은 성소작지(成所作智)로 바뀌게 됩니다피부 등의 5관으로 실제 행동하는 구체적인 행위가 모두 지혜롭다는 의미입니다유식사상은 전식득지와의 구조와 오위의 수행단계를 통해 붓다의 지혜를 증득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불교는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을 강조합니다유식사상에서 보듯이 수행을 통해 원성실성으로 나아가면붓다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음을 제시하고마음의 구조를 분석하는 것에 나아가 5위라는 구체적인 수행론을 제시합니다반면 서양의 사회과학은 불교와 달리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분석에 치중합니다정신분석학은 분석을 통해서 무의식의 의식화를 추구하고현상학은 대상에 대한 의식의 흐름을 관찰하고 분석해서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자 합니다서양의 사회과학이 분석에 초점을 두는 이유가 문제 해결을 위한 규범적 전제예를 들어 선을 증장하는 행위 등이 개인의 자유의지를 강압하거나 구속하는 측면이 존재한다고 보기에 규범이나 당위적 전제가 없어야 한다는 것을 대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서양의 학문이 문제 해결 보다는 분석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이런 한계는 분석상담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분석상담에서는 잠재의식의 의식화를 목표로 합니다분석을 통해 잠재의식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 지를 발견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습니다그러다 보니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법의 제시에 어려움을 겪습니다잠재의식에 뿌리내린 좋지 않은 습을 제거하는 길을 제시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대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초자아와 이드를 어떻게 훈습할 것인지에 대해서즉 훈습의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모호한 것이 사실입니다그래서 분석상담에는 통찰과 더불어 훈습에 대한 길이 필요합니다불교에서는 훈습에 대해서 누누이 강조하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1강부터 다뤄온 주제들인 사성제팔정도사무량심사섭법육바라밀 등이 훈습의 구체적 방법인 것입니다유식에서는 훈습을 아뢰아식에 종자를 심는 것이라고 합니다. 훈이란 반복해서 향기가 스며들게 한다는 의미로 표층의 마음(6식)이 반복해서 심층의 마음(아뢰아식)에 영향을 심는 것을 말합니다. 

또 분석상담의 목표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자아(ego)를 강화하여 초자아와 이드를 균형 있고 조화롭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닙니다자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앞서 살펴보았듯이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도 에고를 바탕으로 해서 일어나고괴로움의 원인인 갈애도 에고에서 일어납니다무지에 기반한 아치자아가 있다고 착각하는 아견자신이 존재한다고 뽐내고 남을 낮추는 아만자신만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아애와 항상 함께 일어나기 때문에 에고의 본바탕입니다그래서 일상에서 에고를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해체시켜야 합니다수행의 시작은 에고의 작동을 알아차리고이에 자동으로 반응하지 않고그것을 자각해서 누그러뜨리는 데서 시작합니다.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병의 상태에 따 약을 먹는 것이 필요합니다만 그것은 일시적인 치료법입니다진정한 건강이란 심층의 마음부터 확연히 밝아야 합니다심층의 마음이 어둡고 울적한 상태라면 거기서 생기는 표층의 마음도 무겁고 우울하게 됩니다.

심층의 마음에는 탐욕분노 등의 미혹한 마음과 깨달음에 걸쳐 있는 마음을 생기시키는 가능력을 갖고 있습니다즉 아뢰야식을 일체종자식으로 부르듯아뢰야식에는 모든 것을 생기시키는 종자즉 가능력이 잠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마음 깊은 곳에 근사한 자신으로 변모하는 가능력이 잠재해 있기에 내가 지금은 미혹하지만수행하고 정진하면 깨닫는 이붓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유식사상을 통해서 밝혔습니다세친이 유식을 통해 붓다를 만나고깨달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자 하였듯우리도 수행을 통해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면' 붓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

다음 강좌는 4월 21일 화요일 저녁 7, SK허브 101동 622 

첫 주제는 '중도로 이해하는 인지행동이론 1‘ 입니다.

오셔서 나누시기 바랍니다


불교상담 - 붓다의 상담법 모임
붓다의 언어는 알아듣기 쉽습니다. 자비의 그릇에 지혜를 담았기 때문입니다. 불교 상담은 붓다의 언어로 펼치는 사랑입니다.
스스로 깨우치고 남들을 깨우치게 안내합니다. 마음이 온전히 통하는 순간 한없는 기쁨이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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