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산수유 트래킹 "용마산, 아차산"
이번 5월 신대승네트워크 어울림법석은 “트래킹 모임 산수유”의 주관 아래 “봄봄봄” 트래킹으로 진행하였다.
123일 간의 탄핵정국으로 인한 불안감과 피로감으로 인해 지친 몸과 마음을 함께 걸으며 따뜻한 봄 기운으로 풀고자 함이다.
초여름의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토요일 아침, 용마산역에 모여 동네 분들이 다니는 아파트 사이로 난 산길로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객이 주로 다니는 산길이 아니다 보니, 우리 만의 호젓한 산행길이었다. 아카시아 향이 운은하다. 초입은 조금 가파른 편이었다. 용마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돌계단과 데크길이 이어지는데, 숨이 조금 차오르지만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안전하게 오를 수 있었다. 계단을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시야가 트이는데, 서울 시내 전경과 멀리 한강, 그리고 남산타워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용마산 정상을 지나 아차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한결 여유롭다. 바람이 불어오고, 초록이 짙어진 숲 길 사이로 소나무 향이 퍼지는 그 길은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고요함을 안겨주었다. 간단한 간식을 나눠먹으며 여유롭게 쉰다. 이 때가 가장 즐겁다.
용마산과 아차산 보루들과 아차산성 터를 보면서, 단순한 등산을 넘어 역사적인 의미까지 되새길 수 있는 산행이 된다. 특히 아차산 보루 유적에서 잠시 멈춰 서울 동쪽의 탁 트인 시야를 바라보며 조용히 숨을 고르던 그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전체 산행 시간은 약 3시간에서 4시간 정도 소요되었고, 난이도는 비교적 쉬운 편이다. 체력 부담도 크지 않아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번쯤 다시 걷고 싶은 코스였다.
등산 후, 아차산 생태공원 쪽으로 내려와 영화사를 참배하였다. 도심사찰이면서도 꾸미거나 개발하지 않은 채 고즈넉한 사찰의 모습을 지니고 있어 감동이 왔다. 토요일 오후 내내 불교대학 강의를 하시는 원묵스님을 쉬는 시간 잠깐 얼굴만 보고 왔다.
근처에 있는 두부집에서 뒷풀이로 산행의 피로를 풀었다. 산과 도심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 산행 코스는 짧지만 꽉 찬 하루를 만들어 주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