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도량 북한산 일선사에서의
꿈같은 신대승네트크 수련회
지난 7월 6일, 7일 양일간 화엄도량 북한산 일선사에서 수련회를 진행했습니다.
일선사는 북한산 보현봉 바로 아래 위치하고 있어 필요한 물자를 조달하기 위해서는 지게를 지고 1시간 정도의 오르막 산길을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다중을 수용하기에는 쉬운 조건의 사찰이 아닙니다. 그것도 장마철이기도 해서 더더욱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인데, 흔연히 수련회를 받아주시고, 잠자리 옷과, 수건, 뽀송뽀송한 이불, 슬리퍼까지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해주셨습니다. 곳곳에 환대의 따뜻함이 묻어났습니다. 일선사 주지 장적스님과 해림스님께 감사드립니다.
19명이 신청하였다가, 장마 소식 등으로 여성 4명과 남성 10명, 총 14명이 참여하였습니다. 이 중 2명은 올 해 30세로, 참여자의 평균연령을 낮추어주고, 모임에 활력을 불러일으켜주었습니다.
오후 1시, 다행히 온다는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평창공원지킴터 입구에서 저녁공양 식재료와 수박 등을 나누어서 각자의 배낭에 넣고, 1시간여의 산행을 거쳐 일선사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2시, 장적스님께서 도량에 마중 나와 친절히 맞아 주셨고, 우선 땀에 젖은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도록 하였습니다. 북한산에 벌레가 많다고 하면서, 북한산의 주인은 원래 사람이 아니라, 온갖 동식물과 벌레들이기에 이들을 존중하며, 공생해야 한다는 말씀에 인간중심주의와 이분법적 세계관에 기인한 기후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었습니다.
오후 3시 30분, 보현굴에서 수련회 고불식을 모시고, 일선사의 역사를 듣고, 조선시대 불교의 역할, 북한산성 축성 과정 속에서 스님들의 수고에 대해 장적스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특히 장적스님께서는 북한산의 봉우리 마다 불교 관련 명칭이듯이 화엄세계의 이상이 녹아있는 산으로 불자들은 각별히 북한산을 수호하는데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를 하셨습니다.
당초 계획보다는 흐름에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보현굴에서 고불식을 마치고, 저녁에 계획되어 있던 작은 음악회를 “광야에서”를 합창하면서 대체하였습니다.
오후 5시 30분, 저녁공양은 이윤정 법우의 푸드테라피 이야기로 진행하였습니다. 2시간에 걸쳐 음식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먹는 과정이 오감명상이었습니다. 라따뚜이, 독일식 감자전, 메밀국수, 비빔국수 등으로 한끼를 만나게 나누었습니다.
저녁 8시, 저녁 예불을 모시고, 법당에서 진행된 방기연 법우의 공동체 놀이와 빚장 열기는 다시 해봐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자기의 마음을 활짝 열고, 있는 그대로 상대를 받아들이도록 합니다. 2시간이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였습니다.
밤 10시, 그냥 잠자리에 들기에는 아쉬워서 일선사 마당에서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자연을 봅니다. 장관인 서울 야경이 한 눈에 펼쳐졌다가, 어느새 운무로 뒤덮여 한치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자연의 움직임에서 무상함을 배웁니다.
밤 11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새벽 5시, 아침 예불과 장적스님의 지도 아래 좌선과 나무아미타불 염불선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불교의식 때마다 상세하게 의식의 의미와 내용을 한글로 풀어서 설명해 주셔서 참여자들이 주인공의 입장에서 의식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 6시 30분, 스님께서 끓여주신 된장찌개와 이윤정 법우의 상추겉절이, 얼갈이무침, 오이 탕탕이가 곁들인 아침공양을 마치고, 이윤정 법우의 지도로 태극권으로 몸을 풀었습니다. 이어 일부 참여자는 보현봉 근처 줍깅을, 일부는 도량 청소를 진행하였습니다.
아침 8시, 마당에 깔 판석 옮기기 울력을 진행하고, 스님과의 차담과 마음나누기를 끝으로 수련회를 마쳤습니다.
아침 10시, 장적스님의 배웅을 받으며, 형제봉을 거쳐 하산하였습니다. 형제봉에서 일선사를 보면서 인증샷도 남겼고, 내려와 간단한 점심과 뒤풀이를 끝으로 집으로 돌아갔지만, 못내 헤어지기 아쉬운 분들은 남아서 평창동에서 맛있는 차 한잔을 더 하고 헤어졌답니다.
다음에는 북한산의 핵심 명당 두 곳과 백운대를 같이 동행하자는 장적스님의 말씀을 잊지 않고, 가을 맑은 햇볕 아래에서 함께 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수련회 도반 : 김기용, 김병주, 김용문, 김희선, 박재현, 박정규, 박종학, 방기연, 백승열, 서영주, 이윤정, 이은래, 이태현, 한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