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어울림법 후기 및 모습

어울림법석 - 신대승네트워크 신대승 e매거진

신대승 5월 어울림법석의 재가 선지식으로 김광하 거사를 모셨습니다.

김광하 거사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 담지 못한 게 아쉽지만, 다음 인연을 기약하고, 간략히 요약합니다.

 

불교와 인연은 연세대학교 불교연구회를 만들 때이지만, 인연이 깊어진 것은 백봉 김기추 거사를 만나서였. 대학 졸업하고 직장 다닐 때 봉제공장 여공들의 고단한 노동의 모습을 보면서 저들의 피땀 어린 돈으로 내가 고기를 먹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번뇌가 불교 공부하는 선배를 만나 김기추 거사를 소개받아, 부산으로 내려가 불교 공부를 하였다.

이후 무역회사를 세워 운영하다가 명동성당에서 쇠사슬을 묶고 시위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면서, 이렇게 누리며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눔과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특히 자기를 내려놓고 성찰하는 게 수행인데, 이 수행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어 2002, 김포에 외국인 노동자 상담센터를 설립해 운영했고, 2004년도 작은손길 사명당의 집을 설립하여 무주상보시의 삶을 실천에 도전하였다. 그 기준을 유마경에서 찾아 1) 회원 모집하지 않는다, 2) 회비를 걷지 않는다. 3) 행사에 회원 동원하지 않는다, 4) 지자체 등 보조금을 하지 않는다 라는 4가지 원칙을 세웠고, 이를 실행하면서 무주상보시의 실천이 사람을 생명을 살리는 길이라고 확신하였다. 이후 종로3가에서 6년간 커피 나눔활동, 탈북학생 지원사업 등을 진행하면서도 불교 바탕이지만, 포교하지 않았다. 즉 불교신자를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라, 그런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나눔과 봉사활동과정에서도 대승경전을 보면서, 어떻게 나의 비전이 되어야 하는가를 화두로 삼아 마음공부는 지속하였다. 유마경을 공부하면서는 유마의 빛, 즉 생명의 빛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를 화두로 삼았다. 금강경에 대한 책을 쓰면서 교리를 이해하는 것과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은 다르기에, 금강경에 그 시대에 왜 나왔는지에 대한 시대적 배경을 상상하면서 썼다. 그 시대의 갈등의 의미나 핵심이 무엇인지 봐야 화두가 된다.

나눔과 봉사활동은 복지가 아니라 무주상의 실천이자 수행이다. 자기를 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부딪칠 때마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보는 것이 선수행이자 일상 생활수행이다. TV드라마를 보며 끄달리고 있는 모습을 보라. 이는 일상에서 경계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것이다. 경계마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본인은 하루를 시작할 때 뭘 할까?, 자기 전에 어느 갈등 속에 있었나? 잘 했는가?를 살핀다. 앎과 삶이 일치 되지 않으면 흔들린다.

 

조금 더 도움이 될까 5월 법석에 함께 참여한, 고명석 법우의 후기를 함께 공유합니다.

 

무주상보시. 베풀더라도 내가 베풀었다는 생각을 내지 않는 베풂이다. 그저 아낌없이 주는 나무이다. 도법스님은 이를 새지 않는 복이라고 했다. 이것을 실천하는 분들이 계신다.

 

김광하 거사님을 비롯한 그 도반들의 모임이다. 독거노인 돕기, 노숙자 돕기. 탈북청년돕기를 십여년 이상 아무런 상도 내지 않고 해 오신 분들이다. 현대의 유마거사라 칭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분들은 거친 환경 속에 봉사를 하되, 봉사를 했다는 티를 전혀 내지 않는다. 그 정도면 언론사에 대서특필 되었을 텐데, 결코 선전하지 않으니 초야에 묻혀 있는 도인들이다. 노숙자나 탈북자들은 자기 마음을 잘 열지 않는단다. 그러나 3년 이상 정도 그저 묵묵히, 보답도 없이, 티도 내지 않고 그들과 함께 하면 드디어 마음을 연단다.

 

심지어는 박카스 아주머니도 어느 날 그런 모습을 보고, 스스로 독거녹인 돕기를 자청하면서 그렇게 울더란다. 천한 자신들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마움이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불성은 있는 법이다.

김광하거사님은 유마경을 한 대목을 소개해 주신다.

 

시주가 만일 평등한 마음으로 가장 천한 거지 한 사람에게 보시하되 부처님께 보시하는 것과 같이 하고. ”나는 시주다, 너는 거지다하는 분별을 내지 아니하고, 누구에게나 평등한 대비심을 일으키며 미래의 과보를 구하지 아니하면, 이것은 일러 완전한 법보시라 합니다.”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을 보면 망설이지 않고 심부름꿈과 하인이 된다.

그 사람의 마음이 즐거워지면 마침내 도심(道心)을 일으키게 된다.“

 

도심은 이렇게 아주 천한 거지, 비천한 자, 버림받은 자들의 마음이 열릴 때, 일어난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구원이요 해탈 아니겠는가? 현대철학자 지젝도 이와 비슷한 말을 남겼다.

평소 명산 수행, 간화선, 염불, , 심지어 위빠사나 명상 등을 해오면서 내가 무엇을 했다는 생각에 걸리지 않으려고 정진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 가 남아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참 끊기 힘들다. 그러나 김광하 거사님은 완전히 끊어버린 느낌이다. 사실 수행은 조용한 곳보다 시끄러운 곳에서. 시장통에서, 병들어 늙어 죽을 사람들과 함께 하며 거기서 힘을 얻을 때 진정한 수행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본다. 불꽃에 몸이 활활 타들어 갈 때도 그렇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상이 붙으면 하늘 땅만큼 멀어진다.

 

신대승의 바아샬리 프로젝트 재가 선지식 법회에서 김광하 거사님 말씀을 듣고 코끝이 찡해졌다. 삶과 일치되지 않은 수행은 관념에 떨어질 공산이 크다. 우리 불교는 삶 따로, 수행 따로라고 하던 고우스님 말씀이 귀에 박힌다. 병과 죽음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거친 삶 속에서도 함이 없는 함으로의 수행, 수행하고 있다는 그 생각의 끝자락에도 떨어지지 않는 수행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의 아침좌선은 와이프 설거지 소리. 문 여닫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소리, 식구들 짜증 소리, 시끄런 음악소리에서도 마음이 요동치지 않는 곳으로 가려고 한다. 어떤 때는 잘 되기도 하고 어느 날은 힘들기도 하다.

 

*6월 법석은 6월 1일 (토) 오전 10시 30분, 불교환경연대 교육장 / 모실 재가 선지식 : 김재영 법사(청보리회, 불교개척자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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