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나한테 왜 이래?"

편집진 편지 - 방기연 (마인드코칭연구소 소장) 제19호
"도대체 나한테 왜 이래?"

가끔 들을 수 있는 불만이다.
뭔가 불공편한 일을 당한다는 느낌에서 내뱉는 불평이다.
'너무하지 않느냐'는 억울함을 담고 있다.
이 말을 하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억울하다는 느낌은 좀처럼 털어내기 어렵다.
어쩌다 억울한 심정을 뱉어냈을 때 호응을 받지 못하면 억울함은 더 커진다.
다른 사람들한테 이해받지 못하고 인정되지 않은 억울함이 쌓이면 울화병이 생긴다.
울화병은 공격성을 불러 일으킨다.
공격성이 밖으로 향하면 다툼과 갈등으로 이어진다.
안으로 향한 공격성은 자기비난과 함께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옛날에 전두환이란 사람이 "왜 나한테만 그래?"라는 볼멘 소리를 한 적이 있다.
그의 불평은 얼마나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을까.
적어도 나는 그의 불평을 하나도 공감하지 않았다.
너무나 뻔뻔스런 마음씀에 어이가 없기도 했다.
자신이 한 짓을 돌아볼 줄 모르는 그의 두꺼운 얼굴이 흉물스러웠다.
잘못을 저지르고서도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는 풍토는 괴물들이 자라는 온상이 되기 쉽다.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고 고치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전두환과 비슷한 괴물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은 '내로남불'을 신봉하는 듯 보인다.
망가진 인성이다.
문제는 그들이 끼치는 해악이 사회 전반에 미친다는 사실이다.
'책임을 질 줄 모르는 사회'는 얼마나 삭막한가.
진짜 억울한 사람들은 하소연할 곳도 없다.
더구나 기득권자들이 똘똘 뭉쳐 갑질을 해댄다.
수많은 대중은 의욕을 잃는다.
이러한 모순을 바로잡을 주체는 누구인가.

피해를 입을 당사자가 주체가 되는 것이 마땅하다.
일반 대중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거짓말을 못하게 해야한다.
거짓말을 강력하게 처벌하면 된다.
특히 언론이 거짓말을 하면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거짓말로 얻는 이득을 없애면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거짓 보도나 왜곡 보도에 많은 벌금을 내게 하면 간단하다.
진실을 가리는 거짓말을 용서하면 안될 일이다.

피가 맑아야 몸이 건강하다.
정신이 맑아야 삶이 순조롭다.
책임질 줄 모르는 '나한테 왜 이래'라는 불평은 맑지 못한 정신이다.
맑은 정신이라면 '나의 무엇이 이런 결과로 이어졌는가' 살핀다.
스스로 책임지며 오류를 바로 잡는다.
실수나 잘못에 기꺼이 책임지는 당당함을 가지는 순간 상황은 바뀐다.
모순된 세상을 탓해봐야 무엇이 달라지는가.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모순을 해결해가면 될 일이다.
'나한테 왜 이래?' 하지 말고 '내가할 수 있는 게 뭐지?' 하면 어떨까.

스스로 책임을 느끼고 기꺼이 책임을 지는 사람이 믿음직스럽다.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한다.'고 한다.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을 제1의 선택기준으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더이상 괴물들이 판치는 세상을 보고싶지 않다.

방기연 (마인드코칭연구소 소장)
강원도 원주 치악산 밑 시골에 살고 있는 심리상담가. 불교상담 체계를 잡으려고 애쓰고 있음. 팟캐스트 방송 \'본격심리상담방송 참나원\' 운영.